by 앤드장
·
5 min read
친구는 또 하나의 나
아쉽다. 친구야!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음에…,
그 시절처럼 지낼 수 없음에…,
뜸해진, 소원해진 관계를 생각하며 아쉬워하는 나의 마음에 소리다.
오랜만에 친구 녀석이 멀고 먼 나의 집에 찾아왔다.
그래도 간간이 소식을 전하며 살았기에, 이렇게 찾아와도 어색함 없이 반가이 반긴다.
여전한 친구,
누가 보면 늙어버린 외모지만, 마음을 주고받던 그 시절의 좋았던 모습을 투영하기 때문인지 내겐 그 시절 친구모습 그대로다.
밤새 고민을 말하고 들어주던, 청춘을 노래한 푸르렀던 시간들….
오랜 아득한 추억이지만, 파란 젊은 날의 좋은 추억이다.
무역학사로 사진사로 댄서로 확장하며 뜻밖에 변화를 하며 살고 있는 친구.
사진 찍는 모습이, 춤추는 모습이 낯설기도 할 법한데 그가 사진을 만지고 그가 팔다리를 휘두를 뿐, 그냥 친구가 서 있다.
오랜만에 봐도 그대로인 건 그 안 깊숙한 곳에 오래도록 우리가 함께 했기에, 그 안에 내가 있기에 그렇겠지….
학창 시절에는 친구가 나의 일부였고, 서로에게 꿈을 묻기도 하고 의지도 하며 희망이 되는 삶의 방향을 함께 찾던 친구.
나의 한때를 화려하게 장식하며 함께 떠들던 푸른 추억의 친구들….
아픈 나를 생각하며 이곳까지 와서 내 앞에 앉아 있는, 이젠 농부가 된, 사장이 된, 사진사가 된 친구들.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살며 여러 배역으로 갈아타며 그곳에서 누군가와 희로애락을 느끼며 삶을 살아가고 있겠지만, 친구를 문득 떠올릴 땐 그 시절 그때의 즐거웠던 우리들이다.
과거의 추억에는 그리움이 묻어 더욱 증폭되고 아름답다.
누구도 해치지도 어쩌지도 희석하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이다.
지금은 예전과 같을 수 없음에 아쉽지만, 그렇기에 그 시절이 더욱 아름답고 그리운 추억이다.
다시없을, 소중한 보물이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 빛날 테니….
여전한 친구와는 또 그렇게 살겠지만, 또 다른 친구도 생각해 본다.
연락이 끊긴 친구, 연락을 미루는 친구, 연락을 못하는 친구….
지금은 달라진 친구도 여럿이지만, 추억으로만 두기엔 안타까운 친구들에게 조차 연락이 망설여지는 건 그때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마감하고 싶음이다.
피천득의 인연에서처럼 '아사꼬에게 차라리 연락하지 말 것을….' 이렇게 후회하지 않기 위해,
현실의 실망, 안타까움 보다는 과거, 그때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하기 위해.
친구의 그 시절 모습이 아닌 것에 실망할까 봐, 그리고 나의 떨고 있는, 어눌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음이다.
그렇게 추억 속의 스쳐가는 인연이 되겠지만, 오랜 기억 속 좋은 친구에게 선뜻 연락을 하지 않는 이유다.
그렇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음으로도 충분하지만….
"친구"
사전에는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이라 정의한다.
내게 친구란?
"가깝게 오래 사귀어 언제든 스스럼없이 연락하고 볼 수 있는 사람."
'그래, 훨씬 희망적이고 기쁘다!'
내게 친구란 추억 속의 그가 아닌,
스쳐가는 인연이 아닌,
오랜만에 연락해도 반가운 언제나 함께 하는 그들이다.
오늘따라,
함께 했던 친구들이 그립다.
문득 떠오르는 친구에게 사랑하는 연인에게 그냥 전화하듯, 편하게 그냥 연락한다.
"친구야! 노~올자."
P.S
실망감에 연락을 미루는 추억으로 두기엔 안타까운 친구가 있다.
과제처럼 문득문득 떠오른다.
한때는 너무 소중했던, 그래서 차마 그 기억에 버릴 수 없다.
죽마고우인 그 친구…, 큰 상실감과 실망감으로 연락이 소원해졌다.
그러함에도 한때 영원한 친구라 생각했기에 아직도 욕심을 버리지 못했다.
친구란 다시 만나도 여전할 테니, 기쁜 마음으로 다시 볼 수 있으리라.
#친구 #추억 #인연 #기억 #놀자 #앤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