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앤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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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는 해충? 익충?
"맴맴맴" 매미가 자지러지게 온 힘을 다해 날개를 비벼대고 있다.
여름 한철 곤충이기에 생의 마지막에 회한을 남기지 않으려 사력을 다해 우는 것일까?
짝짓기가 그렇게 간절하더냐?
시원함을 넘어 소음처럼 들리는 사이렌 소리 같은 매미소리.
"매~애~앰"
으레 어릴 적 상상하던 추억의 매미 울음소리는 흰 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는 파란 하늘과 쨍한 햇볕이 내리쬐는 시골 풍경에서 시내가 흐르는 오두막에 시원한 수박과 참외를 먹으며 듣던 여름 음악이었다. 서라운드로 들리던 기운차고 경쾌한 소리 "맴 ~맴"
여름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대표 여름 메타포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도심 곳곳에 작은 숲들이 생기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사방에서 울어대는 매미소리는 우리의 잠자리를 소란스럽게 한다.
한여름 더위와 소음을 피해 창을 닫은 채 에어컨을 틀고 잠을 청한다.
까딱하단 도시에선 해충으로 분류될 판이다.
매미는 수년을 땅속에서 애벌레로 살다가 성충으로 나무에서 해충을 먹으며 한 달가량 그렇게 울어대는 익충이라 하니 자애롭게 용서한다. 딱히 방법도 없다.
그런데, 밤낮을 못 가리는 건 환경오염으로 인한 온실효과로 밤의 기온이 너무 올라서 그러하니 결국 인간들의 잘못이다.
항상 생태계 파괴피라미드 맨 꼭대기엔 인간이 있다.
인간 때문에 모든 만물이 몸살을 앓고 있으니 지구에겐 인간이 해충일 수도 있겠구나 싶다.
매미를 아침잠을 깨우는 시끄러운 곤충으로만 생각 말고 곰곰이 살펴보면 인간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여러 번 각성하며 반복적으로 우는 울음은 꾸준한 성실함을,
이슬과 수액을 먹는 모습은 부패 없는 청렴함을,
집 없이 나무에서 사는 모습은 욕심이 없는 검소함을,
열심히 울다 물러날 때를 알고 마감하는 모습은 생의 이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매미가 성충이 되기 위한 과정이지만, 나무에 달린 매미가 탈피한 껍질을 보니 변하고 싶은 욕심에 환골탈태(換骨奪胎)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그렇게 애달프게 죽어라 울어대는 모습은 우리네 전성기 때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고 다시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오늘도 하루 종일 울어댈 것이다.
한낮의 뜨거운 햇볕의 장막을 째는 그 울음소리에 시끄러움이 아니라, 시원함을 느껴보라.
곧 사라질 한철의 경쾌한 소리이니.
그리고 삶도 째지게 한번 살아보렴아~~~
"여름이 되니 매미가 우는 게 아니라, 매미가 우니 여름이 왔다"라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찬바람이 불어 매미가 울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매미 울음이 잦아지니 찬바람이 분다.
그리고 곧,
"귀뚜르르 뚜르르~~"
가을곤충인 귀뚜라미가 울면 가을이 올 게다.
#매미 #무더위 #여름 #익충